정낙균 커머스플래닛(11번가) 대표

카테고리/비즈니스·2008. 4. 15. 17:55
정낙균 커머스플래닛(11번가) 대표

“2012년 오픈마켓 1위가 목표!”

SK텔레콤의 새로운 오픈마켓 ‘11번가’가 2월 27일 오픈한다. ‘11번가’는 기존의 오픈마켓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기능으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오픈을 앞둔 정낙균 커머스플래닛 대표를 만나 업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11번가’의 운영 전략과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프로필
1962년 서울 출생
1985년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졸업
1995년 California Polytechnic State University
 Environmental Design, City Planning 석사
1995년  현대그룹(현대증권 이익치 회장실) 정보통신 TF팀장/차장
1996년  온세통신 기획조정실 신규사업팀 팀장/차장
2000년  온세통신 인터넷사업본부 시업계획팀 팀장/부장
2001년  온세통신 마케팅본부 인터넷비wm니스팀 팀장/부장
2001년  에어크로스 총괄임원/상무이사
2002년  에어크로스 대표이사
2005년  SK텔레콤 Biz전략본부 BMI팀 상무
2006년  SK텔레콤 Biz개발본부 본부장 상무
2007년  SK텔레콤 Commerce사업본부장/상무
2008년 (현) SK텔레콤 Commerce사업본부장/상무
 커머스플래닛 대표이사 겸직




SK텔레콤의 새로운 오픈마켓 ‘11번가’가 오픈 전부터 이슈다. G마켓과 옥션은 물론 인터넷쇼핑몰 업체 대다수가 ‘11번가’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기존의 셀러들도 ‘SK가 하니까 뭔가 다를 것’이라는 판단 하에 입점을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다.  

소문도 무성하다. ‘오픈 첫해 마케팅 비용으로 1,000억원을 책정했다’ ‘아니다. 3,000억원을 쏜다더라’ ‘네이버의 광고툴을 모두 샀다는데…’ 등등 모였다 하면 모두가 검증되지 않은 ‘11번가’ 이야기를 화제로 삼고 있다.

“오픈도 하기 전에 인터넷쇼핑몰 시장이 요동친다는 것은 좋은 징조죠. 그만큼 홍보가 되는 것이니까요. 두고 보면 알겠지만 ‘11번가’의 진입으로 시장은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왜냐고요? SK가 운영하기 때문이죠”

정낙균 커머스플래닛 대표의 대답은 인터뷰 내내 단호하면서도 분명했고, 의욕과 열정이 넘쳐났다. 그러면서도 SK를 등에 업은 ‘강자의 여유’라 할까 ‘11번가’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내비쳤다.

‘엠플’ 실패가 ‘11번가’ 오픈의 결정적 계기
SK텔레콤은 오픈마켓에 진출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회사 내에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했는가 하면 패션과 뷰티, 도서전문몰인 바바클럽·체리야닷컴·모닝365를 차례로 인수했고, 주요 경쟁업체 전문인력들을 대거 스카웃해 오픈마켓 운영에 필요한 모든 면면에 대비해 왔다.

‘11번가’의 오픈마켓 진출은 CJ홈쇼핑이 운영했던 오픈마켓 ‘엠플’의 실패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CJ홈쇼핑은 지난 12월 ‘엠플’ 사업을 접기까지 1년 8개월 동안 4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우수셀러 영입과 상품수가 당초 목표 보다는 시원찮았고, 마케팅 또한 효과를 보지 못해 소비자들이 외면했다. 무엇보다 G마켓과 옥션 등 메이저업체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 컸다. 

“엠플의 실패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된 셈이죠. 그 정도 노력과 투자 규모로는 시장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이니까요”
정 대표는 ‘엠플’의 실패를 교과서 삼아 ‘11번가’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 배경을 묻자 ‘차별화와 자금력’을 먼저 꼽았다.

“기존 오픈마켓 운영방식에 소비자가 지루해 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고객의 니즈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차별화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한 3,000억원 정도 자금을 쏟아부으면 승부가 나지 않을까요?”

그는 계속해서 SK가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국내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로 들었다.

“향후 5년 내에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200조원까지 성장할 것입니다. 온라인시장은 매년 8%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5년 후에는 전체의 20%인 4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재 온라인시장 중 오픈마켓이 50~60%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한번 계산을 해보세요. 무려 20조원이 넘는 시장입니다. 이 정도면 아주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시장을 한번 흔들 수 있다”
정 대표는 그러나 “아무리 매력적인 시장이라 해도 아무나 덤벼들 수 있는 없는 일”이라며 ‘SK의 기업파워’에 무게중심을 뒀다. 그리고 “SK는 일반 벤처와 달리 기본적인 체력을 갖춘 기업이라 시장을 한번 흔들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 SK는 막강한 브랜드 자산과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SK라는 브랜드는 소비자나 셀러들에게 일단 신뢰성을 심어주기 때문에 신규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여러모로 유리한 입장일 수 밖에 없다. 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동통신 사업을 통해 쌓은 마케팅 파워를 비롯해  싸이월드·네이트온 등 다양한 신규사업 경험, 그리고 언제라도 지원사격이 가능한 자금력 등 한 두가지가 아니다.

“마케팅 비용은 솔직히 정해진 게 없어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마케팅만큼은 정말 눈에 띄게 할 계획입니다”

당초 ‘11번가’는 1월 11일 오픈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방송용 CF도 이미 제작을 완료했고, 현재 오픈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다. 오픈날짜가 연기된 것에 대해 정 대표는 “테스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2월 27에는 오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별화에 역점을 두다 보니 오픈이 조금 늦어지게 됐어요. 새롭게 선보일 통합셀러툴도 다른 오픈마켓과 차별화된 것입니다. ‘11번가’ 셀러툴은 등록부터 재고나 회계 등 원스톱 사업관리가 가능하고, G마켓과 옥션의 셀러툴도 동시 사용이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한층 업그레이드된 통합버전으로 보면 됩니다” 

 

기존 오픈마켓과 확실히 다르다!’
‘11번가’가 다른 오픈마켓과 차별화하기 위한 기능은 이것 말고도 많다. 대표적인 게 지식쇼핑과 쇼설쇼핑이다.

지식쇼핑은 기존의 상품검색 기능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자연어와 감성검색이 가능하다. 일례로 검색창에 ‘내일 아빠 생일인데 뭘 사지?’를 치면 상대방에게 필요한 여러 상품을 추천해 주는 시스템이다. 만일 고객의 신상정보가 입력돼 있다면 더 명확한 상품이 추천됨은 물론이다. 

쇼설쇼핑의 기능 중에는 ‘채핑’이라는 게 있다. ‘채팅하면서 쇼핑한다’는 뜻으로 자신이 서핑한 상품을 상대방이 보고 둘이 합의하면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채핑 상대가 다수일 경우에도 물론 가능하다. 이 채핑 기능은 세계특허를 받았다.

또 ‘바글바글’이라는 서비스도 눈에 띈다. 이는 오프라인의 쇼핑형태를 구현한 것으로 현재 소비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과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여기에 오프라인에서 발견한 상품을 핸드폰으로 사진을 촬영해 ‘11번가’에 전송하면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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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새롭게 개발한 프로그램만 따지면 아마 수 십개는 될 걸요. 전부가 소비자나 셀러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이 새로운 기능들은 모두 ‘11번가’ 오픈과 동시에 다 서비스될 것입니다. 이중 한 두 개만 히트를 친다고 가정해 보세요. 오픈마켓 시장 안착과 선두 도약은 정말 시간문제에 불과합니다”

정 대표는 기존 오픈마켓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같은 차별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지겨울 정도로 마케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오픈 시까지 200만개의 상품과 6만여명의 셀러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월 중순 현재 상품과 셀러가 70%선까지 모집돼 목표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그러나 ‘11번가’는 셀러 모집보다 상품수 확대에 더 치중하고 있다. 그 이유를 묻자 정 대표는 “셀러는 숨어있지만 상품은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11번가’가 추구하는 우수셀러의 개념은 기존 오픈마켓과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단순히 상품을 많이 판매한다고 우수셀러가 아닙니다. ‘11번가’는 고객에게 배송과 서비스를 잘하는 셀러를 우수셀러로 지정해 인센티브도 주는 등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입니다”

올해 5,000억원 매출로 3위 진입
정 대표는 “고객들에게 쇼핑의 퀄리티와 만족을 주는 것이 ‘11번가’가 추구하는 가치이자 목적”이라고 말했다. “고객에게 가치와 만족을 주면 고객이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우수셀러들도 자연히 들어오게 돼 있다”고도 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우수셀러 확보을 위한 무리한 영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자 단기간의 가시효과 보다는 먼 훗날을 위해 장기적으로 가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11번가’는 셀러들과의 원윈 전략도 펼칠 방침이다. 경쟁력있는 재고 상품을 원가보다 싸게 매입해 이를 ‘11번가’가 직판매하는 형태로 셀러들의 자금회전을 돕겠다는 전략이다. 자금운용에 힘들어하는 셀러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질좋은 상품을 싸게 구매하게 되고, ‘11번가’의 브랜드 이미지도 덩달아 올라가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이다.

“소비자는 물론 셀러도 저희에겐 고객입니다. 고객에게 가치와 만족을 주면 언젠가는 움직이게 돼 있죠”

정 대표에게 올해 목표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당초 목표를 다시 세팅하고 있다”며 “한 5,000억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정도면 3위는 무난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리고 “늦어도 2012년에는 업계 1위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 대표에게는 두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하나는 SK의 기업 인프라 활용이다. 이동통신과 네이트온, 싸이월드, OK캐시백 고객들을 적절히 연계할 경우 가공할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경쟁업체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SK 기업 인프라는 분명 플러스 알파지지만 그 고객들이 ‘11번가’의 고객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들을 잘 활용하고 연계시킬 뭔가 특단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숙제죠. 물론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쿠폰활용 등 기본적인 것은 다 할 것입니다”  

또 하나의 과제는 바로 조직 운영이다. 바바클럽과 체리야닷컴, 모닝365를 비롯해 네이트몰·싸이마켓 등 각기 다른 문화 속에서 근무해 왔던 4개 회사 450여명의 ‘외인구단’을 어떻게 하나로 묶느냐는 문제가 시급한 해결과제로 떠올랐기 때문.

“솔직히 걱정되는 게 사실입니다. 조직도 새로 짜야 하고요. 일단 당분간은 각자의 문화와 특성을 살리면서 비전만큼은 공유토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정 대표는 자신의 경영철학에 대해 “올바르다고 판단되면 스피드하게 밀어부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또 “자신과 조직원이 하나가 되는 것을 중요시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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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는 최근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인근에 위치한 농심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연면적 4,200평 규모의 6개층을 사용한다. 1월말부터 이사를 시작해 2월초까지 모두 이곳으로 집결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커머스사업본부 상무직을 겸하고 있는 정 대표는 을지로 본사 사옥과 커머스플래닛을 오가며 숨가쁜 업무 레이스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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