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저편

카테고리 없음·2007. 5. 1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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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에 빠져 지내고 있다.
글쎄 그와 인연이 된건.. 군대에서 우연히 고른 '상실의시대'라는 책을 본 후부터이다.
그의 책의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난 그 주인공들의 특징이 나와 비슷하다는 점과..
내가 느꼈던 미묘한 상황을 잘 표현하고, 그도 그런 느낌을 느꼈다는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런점에서.. 그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소설을 안읽는 나에게 하루키씨의 작품은 나에게 감성 그 자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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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화내용.. 새롭다.. ^^



어둠의 저편도.. 내용은 별거 없다.. 별다른 해석.. 그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거기에 나오는 표현과 대화들.. 그리고 주인공들의 나와 비슷한 특징들.... 그게 내가 본 이 소설의 묘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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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정밀하면서 지루하지 않는 표현?


그리고 이 소설에서 정말 멋진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막 적어놓았다.. 나중에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와이의 어느 섬에, 삼형제가 표류한 이야기, 옛날 신화

젊은 삼 형제가 고기잡이를 나갔는데, 태풍을 만나 오랫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어느 무인도의 해안에 닿게 됐어. 야자나무 같은 게 우거져 있고, 갖가지 과일도 많이 열려 있는 아름다운 섬이었어. 그 섬의 한가운데는 아주 높은 산이 솟아 있었지. 그날 밤, 세 사람 꿈에 신이 나타나서,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해안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세 개의 커다란 둥근 바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너희들은 각자 원하는 곳까지 그 바위를 굴려가도록 하고, 멈춰 선 바로 그곳이 각자 살 곳이 될 것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세계를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다. 어디까지 가는가 하는 건 너희들의 자유에 맡긴다'라고 했다.

삼 형제가 해안으로 가봤더니, 정말 커다란 바위 세 개가 있었어. 그들은 신이 말한 대로, 비탈길 위로 큰 바위를 굴리며 앞으로 나아갔지. 아주 크고 무거운 바위라서 굴리는 게 쉽지 않았고, 비탈길 위로 큰 바위를 밀고 올라가야 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 막내가 제일 먼저 더 이상 못 가겠다고, 두 손을 들고 말았어. '형님들 난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어. 여기쯤이면 바다도 가깝고, 고기도 잡을 수 있으니까,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거야. 난 세상을 그리 멀리까지 보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어.' 막내는 뒤에 남고, 두 형들은 바위르 더 위로 밀면서 올라갔지. 산 중턱까지 갔을 때, 둘째도 그만 주저앉고 말았어. '형, 나는 이쯤에서 그만둘래. 여기 같으면 과일동 풍성하게 열리고,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멀리까지 세상을 바라볼 수 없어도 난 괜찮아.' 그래도 맏형은 그 무거운 바위를 계속 밀어 올리며 언덕길 오르기를 멈추지 않았어. 길은 점점 험난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지. 본래 참을성이 많은 성격인 데다, 세계를 조금이라도 멀리까지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는 있는 힘을 다해서, 바위를 계속 밀고 올라갔어. 몇 달 동안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안감힘을 쓴 끝에, 마침내 그 바위를 높은 산꼭대기까지 밀고 올라갈 수 있었어. 그는 거기서 멈추어 서서, 세계를 내려다보았어. 이제 그는 누구보다도 멀리까지 세계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되었고, 그곳이 그가 살아갈 장소가 된거야. 하지만 그곳은 풀도 나지 않고, 새도 날지 않는 척박한 땅이었어. 수분이라고는 얼음과 서리를 핥을 수밖에 없었고, 먹을 것이라고는 이끼를 씹을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았어. 세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해서 하와이의 그 섬 꼭대기에는, 지금도 커다란 둥근 바위가 하나 외따로 남아 있다는, 대충 그런 얘기야.

어둠의 저편 중...

사람이 뭔가를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그에 걸맞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나는 무얼까? 둘째 정도의 삶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해변의 카프카' 를 볼 생각이다.

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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