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마트 옆 자판기에서 음료를 삽니다

카테고리/비즈니스·2010. 9. 21. 01:30



일본에는 유난히 자판기가 많이 있어요. 얼마나 많은가 하면, 길을 걷다 무심코 주위를 둘러보면, 항상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정도입니다. 특히, 밤에 어떤 주택이라도 5분만 걸으면 2~3대 정도는 쉽게 볼 수 있어요. 항상 패밀리마트를 갔다가 음료는 마트 근처 10발자국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구입해요.

그토록 편한 패밀리마트를 앞에 두고서 왜 자판기에서 음료를 살까요??




마트 바로 옆에 자판기가 두어대 있을 정도로 자판기가 많은 일본!!
'왜일까?! 무엇이 다른가?!' 자판기를 쳐다보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답은 금방 나왔어요.



첫째, 가격이 저렴하다

우리가 음료를 마실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마실까?' 아닐까요??
그 다음은 음료수를 무심코 사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은 조금 달라요. 일본은 동전 100엔이 한화 1400원에 달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10엔 차이가 140원 차이입니다. (일본의 통화는 10엔 단위로 가격이 책정됩니다.)

자판기마다의 가격 차이는 최소 10엔~50엔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하나가 100엔에 살 수 있는 자판기가 있는가 하면, 같은 제품을 150엔에 사야하는 자판기도 있다는 것이죠.

그럼 자판기와 일반 마트와의 가격차이는 얼마나 날까요?! 일반 마트에서 음료수 가격은 120~130엔 정도이고, 창고형 마트는 110엔 정도며, 편의점은 125~150엔 정도입니다. 자판기는 대부분 마트나 소매점 보다 저렴한 가격을 띄고 있다는 것이죠. 결국 저렴한 가격 형성이 한국 자판기와 다른 점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주아주 간단합니다. 자판기는 사람이 일일이 서서 팔지 않아요. 즉, 인건비가 필요 없고, 장소에 대한 제약도 그리 크지 않아요. 소모되는 비용이라고는 고작 전기세와 가끔 와서 음료수를 채워주는 직원의 인건비 정도죠~

한국에서는 가격이 같거나 마트보다 비싼게 당연하다는 느낌이였는데... 일본에 와서야 상식적인 자판기를 만났어요. 어찌보면 이렇게 비용을 줄여 판매하는 것이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둘째, 다양한 종류의 음료를 판매한다

수많은 수의 자판기가 항상 제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추정할때~ 일본은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수많은 자판기 덕분인지 자판기의 이용률이 높다고 추정됩니다. 그 중 재밌는 사실 하나는 제품의 라인업이에요. 자판기마다 판매하는 제품이 모두 다르고, 심지어 세대의 자판기가 붙어 있어도 중복되는 제품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지로 일본의 음료 시장은 한국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3~4배 크다는 느낌입니다.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상세한 포스팅은 아니니깐 pass~



하지만 제품의 라인업에도 항상 중복은 있어요. 칼피스, 코카콜라, GEOGIA 브랜드는 꼭 있답니다. 호명된 제품/브랜드가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이에요. 역시나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음료는 존재하구요.

대신 나머지 음료의 공통점은 대부분 일본 자회사의 음료라는 점입니다. 코카콜라를 제외한 나머지, 산토리, 아사히 등등.. 한국에선 맥주로 유명한 회사들이 이곳에선 수많은 음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재밌는건 커피든 어떤 음료든 모두 일본 음료로 흡수해 버렸다는 느낌이더군요.

하지만 일본도 코카콜라는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 ^ 코카콜라와 비슷한 맛을 내는 음료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마 일본 사람들이 약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라 생각되네요.

셋째, 자판기는 광고판이다?!

일본 자판기의 재밌는 점은 다양한 종류와 더불어 광고의 장으로 이용된다는 것이에요. 병의 모양이 항아리 모양인 제품, 캐릭터로 반짝 세일에 들어간 제품, 제품 특유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오뚝이처럼 왔다리갔다리 하는 제품까지!!

자판기 안에는 매번 다른 종류의 광고 문구가 붙어있고, 독특한 패키지를 가진 제품이 눈길을 끕니다. 수요가 많은 만큼 자판기는 간편하게 음료를 사고 시음해 볼 수 있는 기업의 광고판이 되는 것입니다.




넷째, 소비자에게 돈을 돌려주는 자판기

일본의 자판기는 음료 구매자에게 돈을 돌려줍니다.

진짜일까요??
Yes!!

일단 1000엔을 넣고 음료를 뽑으면 무조건 거스름돈이 나옵니다. 만약 음료 1개를 사고 무심코 잔돈을 안받고 돌아갈때, 동전이 거슬러져 나옵니다. 한국에선 동전을 넣은채 돌아선 경우가 몇번 있는데.. 일본에선 음료와 함께 동전이 빠져 나오는 점,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단점으로는 한번에 여러 음료를 뽑으려 할때마다 빠져 나오는 동전이 매우 귀찮아요. 하지만 과소비를 줄여주는 모습 보기 좋아요.



더불어 이곳은 내용물로 돈을 돌려주기도 합니다. 마케팅 전략중 하나지만, 내용물을 더 적게 하면서 100엔이란 저렴한 가격에 맞춰 주기도 해요. 또한, 홍보 기간에는 사진처럼 +30%라며 내용물을 30%추가로 채워주더군요.

제가 너무 한국의 음료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지적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내에 시판중인 기업체들은 기업 위주의 경영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새로운 맛을 출시하거나 패키지 디자인을 바꾸고 가격을 올리던가~ 내용물 양과 가격을 반비례하게 판매하는 등 교묘한 술수를 사용하더군요.

근데 우리는 아무런 불만 없이 마시고 있지요!! 왜냐면 이미 그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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