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게 무릎 꿇는 일본 스승들

빛이나는 사람/해외여행·2010. 11. 17. 07:30

50대 여교사·10대 여중생 머리채 드잡이…여선생 “놔라” 제자 “싫어요”
'성관계 충격' 30대 여교사…제자들 "좋은 선생님이었는데…"

요즘 들어 교권이 무너지는 뉴스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탓인지 그 동안 잘 안보이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오르는 것 뿐이겠지요. 물론 체벌이 사라지며 교권이 무너진 것도 사실일테구요. 그런 보도를 일본생활 반년 중엔 접해 본적이 없어요. 언론의 통제 때문인지. 공영 방송에서는 좀처럼 나오질 않더군요.

이미지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70502160203307&p=yonhap


각설하고 오늘 친구에게 들은 일본의 본받을 문화가 있어 전하려 합니다. 옆집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 친구는 가라데 도장을 다닙니다. 학교가 끝나면, 바로 도장으로 갈만큼 열심히인 친구지요. 덕분에 한밤중이 아니면 얼굴을 맞대기 힘듭니다. 그러다 우연히 오늘 밤 얘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대단한 일을 겪었다며 말하는 내 친구.

“보그레~ 이게 오늘 시합 동영상인데”
“일본 사람들은 가드가 약하드레이. 그래서 내가 아는 방법을 알려줬더니”
“도장 사범이 무릎을 꿇고 듣는 거야”
“처음엔 깜짝 놀라고, 그렇게 경청하고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연습하더라니깐”
“그 모습에 긴장감과 책임감이 느껴지더라”

저 또한 그런 모습에 까무라치게 놀랐어요. 제 친구는 고작 84년생인데. 40대쯤 되는 사범이 무릎을 꿇고 모르는 부분에선 사범처럼 여긴다니. 물론 상하관계가 뚜렷한 스포츠의 세계에 한정 지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색다른 모습을 상상하며 대단하다는 느낌과 동시에 무섭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본인들은 항상 그래 왔어요.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생활’을 생활화 하는 만큼 남을 배려하는 사회지만, 그 배려를 통해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는 낮은 자세도 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에선 ‘내가 나이가 많으니깐’, ‘남자니깐’, ‘내가 상사니깐’ 등등 직위나 나이, 성별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좀처럼 이야기를 듣지 않지만, 일본의 상반된 모습을 보면서, 모르는 부분을 상대가 더 알고 있다면, 자세를 낮춰 경청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전제를 인간 대 인간으로 보면 되니깐요.

성공한 CEO의 강연이나 창업을 들을 때 가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어디서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얘기하고 배워야 한다.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는 말 말이죠. 그런 명언을 실천하는 일본인에게 오늘 간접적으로나마 한 수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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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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