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식물인간이 된다면..? 일본의 도나 카드(ドナーカード) 제도

빛이나는 사람/해외여행·2010. 12. 20. 07:30

"여러분이 식물인간이 된다면 어떻게 하실 껀가요?!"
"병원비 때문에 가족이 힘들꺼에요. 전 그냥 안락사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 생각은 달라요. 그냥 나뒀으면 좋겠는데..."


오늘 학교 수업중 독해 문장에서 식물인간에 대한 얘기가 나왔어요. 뇌사 상태가 된다면 안락사를 택할 것인가? 생명 유지를 택할 것인가? 사실 뇌가 죽는다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깨어나지 못한다고 알고 있다. 뇌가 죽었으니 몸만 살아 있는 셈이다. 우린 이 문제를 놓고 여러 방법을 탐색하다가 결국 '안락사가 최선이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모두들 뭔가 찜찜한 표정을 짓던 그때 귀여운 우리 일본 선생님이 꺼내 놓은 카드 하나!!

도나 카드(ドナーカード)

카드 뒷면


이 카드는 도나 카드(ドナーカード)라 불리는 카드라고 한다네요. '도나(ドナー)'라는 단어는 '사후에 장기를 제공해도 좋다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인데 이 카드를 소지한채 사고가 나면, 본인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도 좋다는 표현 수단이라고 합니다. 사고 당한 사람은 의식이 없으니깐요. 사고가 난다는 것이 왠지 꺼림직하긴 하지만 희망을 갖고 있을 수많은 환자들을 생각해보니 이성적으로 볼땐 훌륭한 제도더군요. 그때 제가 물어 보았어요.

"선생님, 그 카드는 어떻게 구해요?!"

그 때 까지만 해도 '뭐~ 적십자 그런 곳에서 발급해주는 건가?!'란 생각 이였어요. 하지만 그 다음 선생님의 대답을 듣고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 가까운 편의점에 있답니다"
"정말요??"
"네~~(끄덕끄덕)"


평소 경영과 마케팅을 좋아하는 터라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제겐 충격이였어요. '기업의 목표는 수익창출인 것이 확실한데. 돈 안되는 장기기증카드라니...' 그렇게 대답을 해주시던 선생님께서 간단히 그 카드를 설명해 주었어요.

"이 카드를 만들려면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카드를 받고, 뒷면을 작성하면 효력이 있어요."
"다만 카드를 작성할때는 부모 동의하에 만들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사고가 났을때, 갑작스런 사고와 장기기증에 대해 혼란한 상태가 되실지 모르니깐요"
"아시겠죠?!"
"네"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 마자 컴퓨터를 켜고, 안되는 일본어로 카드를 찾아 헤맸어요. '그게 정말 사실일까?! 편의점에서 못본거 같은데.' 그렇게 카드에 대한 정보를 찾아 냈어요.

일본장기이식네트워크의 소개 및 위치


일본에는 (사)장기이식네트워크((社)日本臓器移植ネットワーク)라는 단체가 구성되어 장기 이식에 관한 것들을 처리합니다. 각 지부는 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세구역으로 나눠서 하고 있네요.

의사 표시 방법 세가지


그리고 의사 표시 방법은 카드 뿐만 아니라 인터넷, 카드, 운전면허증뒷면을 활용하여 신청할 수 있도록 되어 있네요. 특히 세번째 방법은 우리나라 면허증에도 도입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여율이 엄청나게 높지는 않겠지만 일반 사람이 손쉽게 들르는 편의점에서 배포를 하는 접근성에 아직도 놀랍군요. 물론 카드를 배포하는 편의점 등의 기업들도 사회적 기업이 되기 위한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일반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있다는 점은 본받을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만일 식물인간이 된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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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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