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씨 더 놀다 오세요'라는 조언의 의미

빛이나는 사람·2012. 8. 20. 20:15

2007년 겨울, 졸업을 앞둔 그날. 난 서울의 중소기업으로 실습을 하게 되었다. 무척이나 추운 날씨에 맞지도 않는 정장을 입고 추위에 덜덜 떨어가며 사회생활을 맛보았다. 말이 중소기업이지 당시 서버 호스팅 업계에서 정평이 난 탄탄한 기업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의 보호를 받으며 걸음마를 떼었다. 그때 회사에는 마케터 한분이 계셨는데. 그분과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우상씨, 지금 몇살이죠?"

"24살이요"

"우상씨, 그럼 더 놀다와요."

"네?!"

"저도 30이 되서 이제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깐 괜찮아요"



항상 열심히 하라는 조언만 해주던 주변 사람들. 그렇지만 그 마케터분은 진심으로 이런 뜬금없는 얘기를 하는게 아닌가. 당시에는 후회 없이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5년이 지난 오늘. 그 얘기를 한번 더 회상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그때 그 한마디가 내 인생에서 많은 것들을 바꿔 놓았구나.' 실제로 그때 그 독특한 대화는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고, 이후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줬던 것 같다. 이후 난 사장, 유학생, 구직자, 회사원 등등 정말이지 다양한 상황에 놓였었고, 그런 귀한 경험, 보잘 것 없던 경험도 모두 의미있는 과정이었다 생각한다. 그때 마케터분이 한 말은 사회 생활 이전에 인생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말한게 아닐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던지 그런 마음 가짐으로 하는게 아닐련지..


비가 와서인지 문득 이런 생각들을 해봤다.


인생이란, 참 즐겁지 아니한가



심우상



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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