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다려도 바뀌지 않는 신호등' 문제



Q

왕복 이차선의 자그마한 도로의 횡단보도 앞.

좌우를 살피니 자동차가 한 대 보이질 않고 인적도 드물다.

하지만 신호는 빨간불. 기다리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당신은 횡단보도를 건너시겠습니까?

건넌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건너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여러분이 생각한 게 당신만의 정답입니다. 일전에 프로그래밍 수업을 하며 교수님께서 여담으로 꺼낸 문제입니다. 프로그래밍이란게 틀을 깨야할 때가 있어서인지 종종 이런 문제에 대해 토의하곤 했었죠. 그때 교수님은 정답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런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신호는 왜 만들었을까요?"

"편리함을 위해서요"

"신호 지키는 것은 왜이죠?"

"안전을 위해서요."

"그 룰은 누가 만든걸까요?"

"사람이요"

"그런데 사방을 보니 당신은 100% 안전합니다."

"편리하자고 만든, 사람이 만든 룰를 지키기 위해 당신은 서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물론 지키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사회에서 정한 규칙은 중요한 것입니다. 다만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려 하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바뀌지 않는 신호등


우연히 미국 섬나라로 여행을 갔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섬인지라 인적이 드물고 자동차도 거의 보이질 않았죠. 그곳에는 위의 질문에서 말한 횡단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와 온 일행은 모두 기다리며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는 바뀔 기미가 보이질 않았어요. 그때 현지인이 옆으로 오더니 신호등 전봇대의 버튼을 누르더군요. 이내 신호가 바뀌었습니다. 헉스~



한계를 규정하면 그때부터가 한계


사람은 학습을 하고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레 지식이 생기고 성장하면서 자신만의 고정관념이 생깁니다. 그렇게 과거의 경험을 거울로 삼고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기억을 떠올려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아주 안정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만약 기존 상황과 같은 줄 알았지만 이면에 큰 차이가 있었다면 당신은 또다른 실패를 하게 될 것이고, 그것을 경험삼아 자신만의 주관을 덮어 씌울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아이디어맨 얘기를 듣고, 주기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려 노력합니다. 그때 부딪히는 부분이 앞서 말한 관습이나 규범입니다. 인간에게 생각의 한계는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한계를 만들 때, 바로 나만의 생각의 한계를 긋게 되는게 아닐까 싶네요.



심우상

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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