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착한 사람은 속기만 하는걸까?

빛이나는 사람·2010. 3. 8. 00:43

거짓말을 해서 속고 속이는 '라이어 게임'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보았어요. 일본어를 배우고 있거니와 최근 좋아진 '토다 에리카'라는 여배우가 나오기 때문이었죠.



그 내용인 즉슥, 1억엔의 배팅을 해놓고 특정한 공간에서 한가지 게임을 가지고 서로를 속이면서 마지막에 승자가 되는 게임이였죠. (흡사 '쏘우'라는 미국 영화를 패러디에서 구성한 작품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드라마에 주인공인 토다 에리카는 거짓말을 못하는 진실된 캐릭터였습니다. 라이어 게임이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진실밖에 말못하는 주인공!! 참 아이러니 하지요.

그 주인공을 보면, '바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요즘 세상에 저런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먼저 품게 됩니다. 주인공은 행운의 편지를 받고 어떤 사람을 하루종일 기다리기도 하고, 같은 사기 수법에 수십번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는군요. 아무튼 저또한 한편에서 '저런 바보같은 사람이 있을까??'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지울 수 없었어요.

하지만 잠시후 '착하고 진실된게 나쁜건 아니자나?'라며 그녀의 순수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원래 사람이란 저렇게 착한 동물이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그녀가 '바보', '멍청이'라는 생각은 실로 부끄러운 생각이었던 것이죠.

그녀를 보노라면 '왠지 나와 닮았다'라는 느낌을 받아요. 항상 밝고 바보같은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사실 드라마를 본날도.. 집에서 '그렇게 착해선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라며 지적을 받고 혼이 났었고, 몇일전 사귀던 사람에게도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해서 주워담을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이 되었구요. 그래서 이 드라마에 더 몰입하지 않았나 싶어요.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항상 진실된 얘기만을 했고 항상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어요.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을 믿고 구조해줌으로써 항상 위너가 되가죠. 중요한건 주변 사람들 모두를 챙겨 모두를 승자로 바꿔주는 재주가 있더군요.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어요. '저건 드라마니깐 저런 캐릭터가 나온걸꺼야..' 라면서 말이죠. 또 부정해 버렸어요. 어쨌든 드라마에서 진실된 사람이 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으려 노력했답니다.

그런데 마지막 편은 영화로 한다는군요. 개봉하면 바로 볼 작정입니다.

나또한 비슷한 캐릭터로써 여태껏 세상을 살아오며 느낀것은.. '진실은 언제나 통한다'는 것과 '거짓을 표현해야 할 상황은 꼭 존재한다'는 것에요. 내 기준에서의 진실의 기준과 세상 사람과의 기준은 현저히 다릅니다. 내가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을 얘기하지만 상대방은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그 사람의 얘기를 판단하지요. 결국 너무 솔직한 얘기는 두사람의 갈등만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절친한 사람과의 관계나 나처럼 진실된 사람과의 얘기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내가 하는 얘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 생각, 기준에 대해 파악해서 절 상대해 줍니다. 그렇기때문에 오히려 더없는 좋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더불어 진실된 마음은 행동으로도 표현됩니다. 예를들어 난 저 사람을 사랑한다면, 난 그에게 진실된 행동을 통해 그사람에게 구애를 하고, 사랑을 하는 동안 그사람에게 세상 최고의 남자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중간중간 질투, 시기, 욕심 등의 악감정도 생기고 그것을 표현하곤 하지만, 그런것 또한 모두들 솔직히 얘기하는 것이 좋은거라 생각해요.

아무튼.. 이런 성격들은 후천적이기 보다는 선천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매우 드물어요. 있다손 치더라도 사회물을 먹게 되면 점점 더 욕심을 부려 성격이 많이 변화하게 됩니다. 환경에 의해 사람이 변하는 것이죠. 저또한 드라마를 보면서 순수성을 조금 잃은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구요.


이번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으로 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일들이 끊기기 시작했고, 이제는 어떤 전화도 받지 않는 대인공포증까지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세상에 나를 필요로 하기에 나한테 연락이 많이 왔을꺼야'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착한 내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나에게 연락이 왔던 거다'라고 바뀌어 버렸어요. 주기적으로 있는 일이지요. 결국 이런 질풍노도의 시기가 지나면 제게 붙었던 거머리 같은 사람들은 모두 떨어져나가고 나와 진실된 관계의 사람만이 남게 됩니다.

지금 이런 상황이 생긴데에는 나의 이런 성격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합니다. 그래도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려 합니다. 고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리고 세상에 수없이 사기를 당해도 이렇게 사는게 내 자신에게는 올바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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