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살아 가는구나..

빛이나는 사람·2010. 4. 4. 19:44
일본에 온지 오늘로써 5일째에요. 오늘이 지나면 이제 몇일이 지났는지도 모를 것 같아요 ^^ 다행히도 친구도 조금 생겼고 해서 이제 외로움은 별로 없어 졌어요.

1.
어제 오사카성에 다녀오면서 만난 선생님의 말로는 남자 4명의 신입생이 같은 기숙사에 입주했다고 하더군요. 별 생각 없이 '여자가 아니면 괜찮아요' 라며 농담을 던지고 올라와서, 짐을 챙기고 담배를 머금으며 쉬고 있는데. 아래층에서 누군가가 올라왔다. 처음보는 얼굴~! 딱 보고 중국인이구나~ 라는 느낌을 받으며 목례로 인사!! 가려는 그에게 '중국인인가요??'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그는 간단한 일본어도 못했지만, 내 옆에 오더니 담뱃불을 켰다. '역시 담배는 서로를 친해지게 하는 무언가 있어!!' 라고 생각하던 찰나~ 나머지 친구들이 모두 올라왔다. 다행히도 그중에 일본어를 조금 하는 친구가 있어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들은 방금 와서 쇼핑하러 가는데.. 내가 100엔샵이 있다고 알려줬더니 같이 가자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말도 잘 안통하면서 쇼핑을 하고, 전화를 소개시켜 주었다. 먼저 온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지리에는 이미 훤하기 때문이였지롱~

그런데 아뿔사, 중국친구들은 전화를 2~3군데씩 해서.. 전화만 한시간을 넘게 했다. 그날 여행도 다녀온 터라 힘들었지만, 친구들이 생겼다는 생각에 기뻤다. 친구들은 미안해서인지 콜라도 하나 사주었고, 저녁식사에도 초대해 주었다. 뭐랄까~ 하루가 3일처럼 생각되듯 많은 이벤트가 벌어진 날이랄까??

나에게도 친구가 생겼다. 도모다치 ^^

참 그리고 그들은 내가 흡연자인줄 알고 담배를 3개나 주었다. 보니깐 보루로 사왔던데 대단하다 ^^ 아무튼 담배도 비싸서 끊으려고 했는데. 이걸 어쩌지.. 거의 다 끊었다 생각했는데 대략 난감~


2.
오늘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교회에 갔다. 전날 집까지 찾아와준 누나가 있어서 같이 핸드폰을 봐주로 갔기에 너무 미안하고 해서 갔었다. 하지만 역시나 교회는 가시방석!! 언어의 벽은 고사하고, 그 어떤 얘기에도 공감할 수가 없었다. 나는 내 자신을 가장 믿고 있기 때문인데. 그들은 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기대 의지하고 힘을 얻고 있었다. 그게 나쁜것만은 아니지만 나같은 사람에게는 교감되지 않는 어려운 부분인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다양한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교회를 담주에 나가기 싫은데 어쩌지?!'라는 생각도.. 누나들은 너무 좋은데. 교회에서 우는 모습이나 교회에 일요일을 모두 바치는건 나에게 정말 고역이라서.. 이럴때 마음이 약해지면 안되는데. 아무튼 담주에는 거절의 표시를 확실히 해야할 것 같다.


3.
교회가 끝나고 나서, 어찌어찌 되서 혼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 누나들이 먼저 간 나를 못데려다 줘서 미안하다고 했지만, 난 자신이 있었으니깐.. 일본의 지하철망은 조금 어렵지만, 오늘도 무사히 귀환 ^^

오면서 아주 이쁜 아가씨가 유모차를 끌고 가고 있었다. (일본은 아줌마가 모두 세련되서 처녀라고 해도 무색하다) 근데 아기도 너무 귀엽고 엄마도 너무 이뻤다. '미래의 내 아내가 저랬으면 좋겠다'라는 느낌?! 그렇게 난 유모차 옆에 서있었는데. 아기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 쳐다봤더니. 조금 좋아한다. 그래서 난 볼을 부풀리고, 입을 크게 뻐끔거리고, 메롱거리고, 고양이 눈을 껌뻑거렸더니 아기가 줄곧 웃으며 따라한다. 그 모습에 엄마도 좋아라 하시고 ^^ 모쪼록 그렇게 같은 역에서 내리면서 갈라졌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빠빠~라며 인사하니 그 모습도 따라한다. 너무 귀여웠다.

그 아이와 엄마를 보면서 내 미래의 배우자와 2세에 대해 조금 생각해본다. 물론 겉모습만 봐서 모르겠지만 아이에게 잘해주는 그녀 모습을 보면 왠지 좋은 가정을 꾸린 것 같아 부러웠다. 나에게도 그런 아내가 몇 년 후면 생기지 않을까?!


4.
그렇게 다이도사토(だいどう)역에 도착했다.
가뿐한 마음으로 지하철이나 전철은 쉽게 생각됐다 ^^ 이러다 큰코 다치는데. 아무튼 그렇게 다이소로 직행했다. 오늘은 내 생명줄인 전자사전 밧데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혹시나 '다이소에 중국 친구들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거기엔 중국인 친구들이 물건을 사고 있었다. 그런데 한명이 더 있었다. 그 친구들 중 일본에 사는 누나가 있었는데. 그분이 이곳에 온 것이다. 갑작스레 인사를 하는데 얼굴이 발그레 해졌고, 머리가 또 하애졌다. 3번에서 말한 사람이 나타난 것인가?! ㅎㅎ 아무튼 그렇게 인사하고 나는 그 친구들을 따라 다녔다. 왜냐하면 집에 가도 할일이 없었거든, 그리고 교회에도 중국인 친구들을 만난다고 했기에.. 내가 한말을 거짓말로 만들긴 싫었었다. 그렇게 쇼핑을 하면서 여자의 섬세함을 배웠다. 그녀는 기혼여성인지 모르겠으나 음식부터 생활용품까지 어떻게 사는지 알려주었고, 나또한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지금 일기를 쓰는데. 오늘 같은 날은 날 초대 안하는거야??! ㅋㅋ 제길 하루가 미쓰가 나버렸다. 아무튼 나에게도 누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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