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원치 않았던 여행, 애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

카테고리/비즈니스·2012. 10. 23. 10:04

오늘 흥미로운 메일이 도착했네요. <애벌린 패러독스>에 대한 얘기에요.

미쳐 생각치 못한 부분을 반영한 것 같아 생각이 많아지는 얘기네요.

아직은 제 생각을 피력할 수 없기에 대부분을 옮겨 적어봅니다.



아무도 원치 않았던 여행, 애벌린 패러독스


1974년 7월 오후, 텍사스 주 콜맨의 여름은 온도가 섭씨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무더웠다. 게다가 서부 텍사스 특유의 흙먼지가 날리고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오랜만에 처가를 방문한 저자(제리 하비)는 가족들과 함께 선풍기 앞에 모여 앉아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도미노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장인어른이 못처럼 처갓집을 방문한 딸네가 따분해 할까 봐서 "우리 애벌린에 가서 외식이나 하고 오지"라고 말한다. 저자는 내심 놀랐다.


'뭐? 이런 날씨에 애블린을 가... 말도 안돼."

"85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흙먼지를 뒤집어 써고 에어컨도 없는 58년형 뷰익을 타고?'


그러나 아내는 냉큼


"좋아요. 가서 저녁이나 먹고 오죠."

"제리, 당신 생각은 어때?..."


James Kao /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Photo Contest


애벌린에 도착했을 무렵,

우리는 살을 태울듯한 뜨거운 열기 때문에 땀과 먼지로 범벅이 돼 있었고, 카페테리아의 음식은 소화제 광고 소품으로나 쓰면 제격일 정도로 형편없었다. 그렇게 왕복 170킬로미터를 달려 4시간쯤 지난 뒤 우리는 더위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로 다시 콜맨에 도착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 선풍기 앞으로 달려가 한참을 앉아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나는 썰렁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예의상 이렇게 말했다.


"오늘 외식, 그런대로 괜찮았죠?"


하지만 아무도 대꾸를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장모님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난 하나도 안 좋았네. 집에 그냥 있을 걸 그랬어."

"나는 이 양반하고 너희들이 애벌린에 가고 싶다기에 따라 갔을 뿐이거든."

"모두가 가고 싶어 하지만 않았어도 안 갔을 거야."


나는 기가 막혔다.


"모두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그 모두에서 빼주세요."

"저야말로 가고 싶지 않았어요. 장인 장모님과 이 사람이 가고 싶어 하니까 할 수 없이 따라간 거라고요."


그러자 아내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 말했다.


"왜 날 탓해요? 당신하고 아빠 엄마가 가고 싶어 한 거잖아요."


마침내 장인 어른도 입을 떼셨다.

이쯤 되면 이 분이 무슨 말씀을 하실지는 안 들어도 뻔했다.


"이것 봐, 나라고 애벌린에 가고 싶었겠어? 그냥 모두 따분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딸 내외가 모처럼 내 집에 왔는데 난 그저 즐겁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나야말로 도미도 게임이나 하고 냉장고에서 음료수나 꺼내 먹으면서 편하게 쉬고 싶었단 말이야."


우리 네 사람, 분별력 있는 성인인 우리 네 사람이

결국 누구도 가고 싶어 하지 않았던 애벌린에 다녀왔던 것이다.



애벌린의 역설에 대해


애빌린의 역설은 한 집단 내에서 그 집단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가 다 원하지 않는 방향의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함께 자신의 의사와 상반되는 결정을 내리는 데 동의하는 역설을 말한다. 이 현상은 집단 내의 구성원 각자가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의견이 자신의 것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감히 집단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한 채 동의 하는 것으로, 집단 내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 현상은 집단 사고의 한 형태이다. 사회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사회적 일치와 사회적 인식이란 개념이 이 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인간 존재는 자주 집단의 경향에 반대로 행동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심리학의 다른 이론으로도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 뒤에는 자주 숨겨진 동기와 간접적인 신호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불이익이 주어지기 때문에, 개인은 그 불이익을 두려워 하여 자신의 느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거나 드러내놓고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출처] : 애빌린의 역설위키백과



빠져나오기 위해 꼭 필요한 한사람


애벌린 패러독스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악마의 대변인 (Devil's Advocate)이 되어야 합니다. 교황을 선출할때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반대의견만을 말하는 사람 한명을 반드시 회의에 참석시킨다 합니다.


우리가 속한 상황에서 이런 조직적인 체계가 갖추어지진 않을테니 그럴 때 우리는 '3의 법칙'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세명이 모이는 순간 소위 '그룹'이라는 것이 되지요. 한명의 나로부터 출발하여 나를 따르는 동료(Comrade)로 두명이 되고 눈치와 잔고 끝에 나와 동료를 따르는 추종자(Follower)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때 그룹을 처음 만들어 지게 해준 추종자에게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탈하지 않도록 유지한다면 이제 우리는 그룹으로의 의견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 개개인은 그룹의 의견에 반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올바른 상황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비이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대처한다면 현명하게 승리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출처] 애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 | 작성자 jsko



왜 아무도 NO 라고 얘기하지 않는가


이야기를 듣고, '3의법칙'이 생각나기도 하고, '착한 사마리안'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티켓몬스터의 창업을 다룬 책에서도 읽었던 부분은,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한 명의 창업자가 부정적인 시선으로 잘못된 방향을 지적하고 개선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얘기는 비단 회사 뿐만 아니라 가정, 친구들 어떤 그룹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네요. 실제로 이런 상황은 여러번 연출됐지만 위에서 언급한 3의법칙을 이용하는 것이 똑똑한 방법인 것 같고, (단, 반대 의견이 확실하다는 전제하에) 최소한 개인이라도 의견에 반대대는 부분을 다른 사람이 생각할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피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애벌린 패러독스는 상명하복하던 역사에서 기인한게 아닐까 싶네요. 실제로 이런 집단에서 반대 의견을 현명하지 못한 방법으로 제기한다면 '해고'라는 최악의 희생을 당할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런류의 두려운 시나리오가 있기에 애벌린의 역설이 생겨난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생각해보면 좋을법한 얘기네요. 아직은 제 생각을 적기엔 무리네요. 조만간 책을 접하고 심도있는 얘기로 재구성해야 겠네요.


괜찮다면, 여러분이 느낀 생각도 알려주세요.

토론을 좋아하기에 고의적인 악플만 아니라면 대환영입니다 ^.^



심우상

Posted by 심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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